제목: 성찬을 행하는 바른 자세
본문: 고린도전서 11:17-34
<본문>
<성만찬의 제정>(마 26:26-29; 막 14:22-25; 눅 22:14-20)
17 내가 명하는 이 일에 너희를 칭찬하지 아니하나니 이는 너희의 모임이 유익이 못되고 도리어 해로움이라 18 먼저 너희가 교회에 모일 때에 너희 중에 분쟁이 있다 함을 듣고 어느 정도 믿거니와 19 너희 중에 파당이 있어야 너희 중에 옳다 인정함을 받은 자들이 나타나게 되리라 20 그런즉 너희가 함께 모여서 주의 만찬을 먹을 수 없으니 21 이는 먹을 때에 각각 자기의 만찬을 먼저 갖다 먹으므로 어떤 사람은 시장하고 어떤 사람은 취함이라 22 너희가 먹고 마실 집이 없느냐 너희가 하나님의 교회를 업신여기고 빈궁한 자들을 부끄럽게 하느냐 내가 너희에게 무슨 말을 하랴 너희를 칭찬하랴 이것으로 칭찬하지 않노라
23 내가 너희에게 전한 것은 주께 받은 것이니 곧 주 예수께서 잡히시던 밤에 떡을 가지사 24 축사하시고 떼어 이르시되 이것은 너희를 위하는 내 몸이니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 하시고 25 식후에 또한 그와 같이 잔을 가지시고 이르시되 이 잔은 내 피로 세운 새 언약이니 이것을 행하여 마실 때마다 나를 기념하라 하셨으니 26 너희가 이 떡을 먹으며 이 잔을 마실 때마다 주의 죽으심을 그가 오실 때까지 전하는 것이니라 27 그러므로 누구든지 주의 떡이나 잔을 합당하지 않게 먹고 마시는 자는 주의 몸과 피에 대하여 죄를 짓는 것이니라 28 사람이 자기를 살피고 그 후에야 이 떡을 먹고 이 잔을 마실지니 29 주의 몸을 분별하지 못하고 먹고 마시는 자는 자기의 죄를 먹고 마시는 것이니라
30 그러므로 너희 중에 약한 자와 병든 자가 많고 잠자는 자도 적지 아니하니 31 우리가 우리를 살폈으면 판단을 받지 아니하려니와 32 우리가 판단을 받는 것은 주께 징계를 받는 것이니 이는 우리로 세상과 함께 정죄함을 받지 않게 하려 하심이라 33 그런즉 내 형제들아 먹으러 모일 때에 서로 기다리라 34 만일 누구든지 시장하거든 집에서 먹을지니 이는 너희의 모임이 판단 받는 모임이 되지 않게 하려 함이라 그밖의 일들은 내가 언제든지 갈 때에 바로잡으리라
<해설>
고린도교회가 모든 일에 바울 사도를 기억하고 바울 사도가 전해준 전통을 지키는 것을 칭찬했던 바울 사도는 지금부터 말하는 일에 대해서는 칭찬하지 않겠다고 말합니다. 고린도교회가 예배하고 성찬을 할 때 오히려 유익이 아니라 해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바울 사도는 고린도교회에 분쟁이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것이 어느 정도 사실일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바울 사도는 교회 안에 파당이 생겨서 하나님 앞에 참된 믿음으로 인정받을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 드러나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을 이룬 교회 안에 결코 파당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바울 사도가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이미 고린도교회가 파당이 이루어져 있었고 나누어진 파당이 옳은 자들과 옳지 않은 자들을 드러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고전 11:17-19).
바울 사도는 고린도교회가 함께 모여서 주의 만찬을 행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초대 교회의 성도들은 주일 저녁에 각자 준비한 음식을 가지고 당시 예배의 장소로 쓰이던 가정집에 모여 함께 식사하고 마지막으로 떡을 떼고 포도주를 나누어 마시는 것으로 성찬을 행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성만찬이 바울 사도가 말하는 ‘주의 만찬’입니다. 주의 만찬은 교회를 위해 살과 피를 내어주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기념하고 교회가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 되었음을 체험하고 확인하는 자리였습니다. 그런데 성만찬의 의미와 오히려 반대되는 모습이 교회 안에 나타났습니다. 부유층의 그리스도인이 많은 음식을 가져와서 먼저 먹고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일과를 다 마치고 나서야 뒤늦게 성만찬에 참여할 수 있는 가난한 노동자나 노예 출신의 형제들이 도착했을 때 그들은 먹을 음식이 없어서 굶주려야 했고, 부유한 그리스도인들은 포도주를 너무 많이 마셔서 취한 상태가 되었던 것입니다. 바울 사도는 이런 상황을 알고 고린도교회를 향해 “너희가 먹고 마실 집이 없느냐, 너희가 하나님의 교회를 업신여기고 빈궁한 자들을 부끄럽게 하느냐?”라고 책망하며 그들을 칭찬할 수 없다고 책망합니다(고전 11:20-22).
그리고 바울 사도가 가르친 성만찬의 의미에 대해 다시 가르칩니다. 바울이 전한 성만찬은 주 예수께서 직접 만드신 것입니다. 예수님이 산헤드린 공회원들이 보낸 사람들에게 붙잡히던 유월절 밤에 떡을 가지고 축사를 하신 뒤 떼시고 “이것은 너희를 위하는 내 몸이니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식사하신 뒤에는 포도주 잔을 가지고 “이 잔은 내 피로 세운 새 언약이니 이것을 행하여 마실 때마다 나를 기념하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유월절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어린 양의 피를 발라 심판을 피해 생명을 얻고 애굽의 노예 생활로부터 해방되었던 일을 기념하는 절기입니다. 예수님은 유월절 어린 양과 같이 죄인을 대속하고 생명을 주시기 위해 몸을 찢고 피를 흘리시고 십자가에서 죽으셨습니다. 출애굽 이후 시내 산에서 맺은 옛 언약을 통해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듯이, 예수님의 십자가 죽으심과 부활은 구약의 선지자들이 예언했던 새로운 하나님의 백성을 세우는 새 언약을 성취하는 사건이었습니다. 성만찬은 이 예수님의 죽으심을 기념하고 전하며 은혜를 누리는 의식이자 장차 완성될 하나님 나라의 잔치를 미리 누리는 자리였습니다(고전 11:23-26).
그러므로 성도가 성찬에 참여할 때는 자신을 살펴야 합니다. 바울 사도가 책망했던 것처럼 교회를 업신여기고 가난한 자를 낙심하게 하는 무절제하고 사랑이 없는 모습은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을 조롱하고 모욕했던 사람들과 같은 모습이며,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 된 교회를 훼손하는 모습입니다. 이런 태도로 성찬에 참여하는 것은 은혜를 누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죄를 먹고 마시는 것입니다. 바울 사도는 고린도교회 안에 약한 자, 병든 자, 죽은 자가 많은 것을 하나님의 심판의 증거로 보았습니다. 고린도교회가 스스로를 잘 살폈다면 하나님의 심판을 받지 않았겠지만 주님의 징계를 받았습니다. 주님이 교회를 징계하시는 것은 교회가 잘못을 깨닫고 회개하고 돌이켜 세상과 함께 정죄를 받지 않게 하려는 것입니다(고전 11:27-32).
바울 사도는 결론적으로 성찬에 참여하는 바른 태도를 가르칩니다. 주님의 교회는 모두가 함께 모여 식사를 하기 위해 서로를 기다려야 합니다. 만약 가난한 성도들이 늦게 도착할 때까지 배가 고파서 기다릴 수 없다면 집에서 미리 식사를 하고 와야 합니다. 주의 은혜를 누려야 할 성찬이 하나님의 심판을 받는 모임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입니다(고전 11:33-34).
<메시지>
성찬식은 그리스도의 십자가 희생과 교회의 하나 됨을 기념하고 은혜를 누리는 의미를 담고 일을 뿐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직접 제정하신 성례이기에 고린도교회가 교만과 이기심으로 성찬을 행한 것은 충격적이고 큰 죄였습니다. 오늘날 교회에서는 식사와 성찬이 분리되어 있고 이미 잘라진 빵이나 잔이 나누어지기에 고린도교회와 같은 상황은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성찬 뿐 아니라 교회가 주를 위해 행하는 모든 일에 약자를 배려하고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타내는 원리를 적용해야 합니다. 아무리 많은 사람들, 부유한 사람들, 엘리트들이 모여서 화려하고 멋진 교육이나 행사를 진행했다고 하더라도 교회 안의 연약한 사람들이 소외된 채 교만과 이기심 가운데 진행되는 일들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이 아닙니다. 교회가 행하는 일들이 배운 자가 더 많은 것을 배우고 가진 자가 더 많은 것을 가지도록 하는 일들이 아니라, 서로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것을 내어놓고 모든 형제들이 함께 은혜를 누리도록 배려함으로 온 교회가 함께 자라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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